Wednesday, June 24, 2009

-실존


......대중문화 속에서도 문화적 원인으로 세상의 종말이 닥치며, 이어서 생물학적인 구원이 뒤따른다는 주제가 번번히 등장한다. (Roddick 1980)........이러한 이야기 속에서 재앙은 한편으로는 자연을 거스르는 인간의 범죄에 대한 징벌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조화로운 사회질서를 성취하고 유지시켜줄 수 있도록 '자연'의 고삐를 풀어주는 치유효과를 보여준다.
  이와 같은 시각은 현대생활의 일상어에도 반영되어 있다. 이제 '생존자'란 단순히 재난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사람을 뜻하는 단어가 아니다.생존자란 새로운 존재의 영웅, 새로운 종류의 선택된사람이다. 생존자는 이제 자신의 타고난 능력을 이용하여, 지나치게 문명화된 우리 인간들이 현대생활이라는 재앙과 싸울 수 있는 능력을 저해하는 도덕적 결벽성과 사회적 인습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존재다. ............
 

과거와는 달리, 진정으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생물학적 권위를 추구하는 오늘날 자연철학자들의 설득대상은 문화적 엘리트가 아니라 훨씬 더 큰 수용자세를 갖춘 대중이다.  과거 Friedrich Nietzsche 와 Sigmund Freud는 자연 그대로의 인간상을 추구했는데, 이들 현대의 자연철학자들은 인간에 대한 잔존하는 환상을 폭로함으로써 '자연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원한 기본교과서'의 복원을 시도한다. (Nietzsche 1966, p. 161). 이들이 그리는 자연인, 즉 '심리학적 인간' (Rieff 1959, pp. 329~57 ; Rieff 1966)이란 최후의 환상, 즉 유일한 삶의 목적이라고 믿는 개인적 건강과 안녕을 추구함에 있어서 자신의 행위를 선택할 수 있다는 환상을 제가한 자다. 심리학적 인간이란 결국 '생물학적 인간'을 말하는 셈이다. 마침내 생식이라는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결국 생존을 최고의 가치로 인정하는 '생물학적 인간'을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믿는 신봉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The Social Meaning of Modern Biology: From Social Darwinism to Sociobiology by Kaye, Howard L.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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