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November 15, 2009

wind

바람 부는 날 - 황청원

바람부는 날은

너에게로 가고 싶다


잔잔히 반짝이는

물결의 비늘을 헤치며

우울한 너의 영혼

부서지도록 껴안으러


수면 위에 내려앉은

흐린 물안개에 젖어도 좋으니

피리소리처럼 흘러서

흘러서


너의 집 문 밖

늦가을빛 단풍나뭇잎이 지면

거기 함께 흙이 되더라도

너에게 밟히는 그런 흙이 되더라도.






우울한 당신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에도 아픔이 자꾸만 고여


괜찮아 괜찮아

라고 말해주고 싶어도


하나 바뀌지 않을 현실에

차마 아무런 말도 못하고


미안한 눈으로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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