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부는 날은
너에게로 가고 싶다
잔잔히 반짝이는
물결의 비늘을 헤치며
우울한 너의 영혼
부서지도록 껴안으러
수면 위에 내려앉은
흐린 물안개에 젖어도 좋으니
피리소리처럼 흘러서
흘러서
너의 집 문 밖
늦가을빛 단풍나뭇잎이 지면
거기 함께 흙이 되더라도
너에게 밟히는 그런 흙이 되더라도.
우울한 당신을 보고 있으면
내 마음에도 아픔이 자꾸만 고여
괜찮아 괜찮아
라고 말해주고 싶어도
하나 바뀌지 않을 현실에
차마 아무런 말도 못하고
미안한 눈으로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
No comments:
Post a Comment